매거진
2026-06-27·exhibition·7 min·에디터 픽

한국에서만 볼 수 있는 전시 다섯 — 여름·가을 서울의 미술관

세계 순회전은 어디서나 볼 수 있죠. 한국이기에, 한국에서만 특별한 전시를 모았어요.

by Scene · 에디터

들어가며

세계적인 순회전은 도쿄에서도 파리에서도 볼 수 있어요. 그렇다면 한국까지 와서 보는 의미가 있는 전시는 뭘까요. 여기 다섯은 한국이라는 땅과 작가, 혹은 한국이 풀어낸 기획이라 다른 곳에서는 만나기 어려운 전시예요. 대부분 무료이거나 현장에서 바로 들어갈 수 있고, 시각이 중심이라 언어 부담도 적어요.

한국이라는 땅의 미감 — 반가사유상·김홍도·유영국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국보 제78호) — 사유의 방에 놓인 두 반가사유상 중 하나입니다.
사유의 방 — 반가사유상·국립중앙박물관

한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유물 두 점만을 위해 지은 어둑한 방이에요. 국보 반가사유상 두 점이 나란히 놓여 있고, 설명을 읽지 않아도 한쪽 다리를 무릎에 얹고 뺨에 손을 댄 채 짓는 미소 앞에 서면 분위기로 전해져요. 두 점을 위해 만든 이 상설 전시실은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어요. 무료에 사진도 찍을 수 있어, 국립중앙박물관 일정의 처음이나 끝에 넣기 좋아요.

전시 공식 포스터 — 단원풍속도첩·기로세련계도 등 출품작을 담은 메인 비주얼입니다.
단원 김홍도, 시대를 그리다·국립중앙박물관

씨름·서당처럼 엽서로 익숙한 조선 풍속화의 원본을 무료로 볼 수 있어요. 인물의 표정과 자세만 따라가도 그 시대 사람들의 생활이 그려져, 언어 없이도 즐길 수 있고요. 조선의 화가가 남긴 한국의 유산이라 다른 나라에서는 보기 어려워요. 같은 국립중앙박물관이라 반가사유상과 묶어 반나절 코스로 좋아요. 8월 2일까지.

전시 공식 포스터 — 붉은 바탕에 산을 형상화한 색면 추상 그림과 'YOO YOUNG KUK / 유영국: 산은 내 안에 있다' 타이틀이 놓인 이미지입니다.
유영국: 산은 내 안에 있다·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산을 그린 강렬한 색면 추상이 중심이라, 설명을 읽지 않아도 색과 형태로 바로 와닿아요. 유영국은 한국 추상회화의 선구자로, 이번이 탄생 110주년 회고전이에요. 단색화 작가들만큼 해외에 알려지진 않았지만, 강한 색채 덕에 외국 관객에게도 즉각적이에요. 시청역 가까운 도심, 무료, 영문 오디오가이드도 있어요. 10월 25일까지.

한국 작가가 세계에 던지는 질문 — 서도호

전시 공식 대표 이미지 — 서도호 특유의 반투명 직물로 지은 집 설치 작품입니다.
서도호·국립현대미술관 서울

살던 집을 얇은 천으로 1:1로 떠낸 반투명 설치로 잘 알려진 작가예요. 이주와 거주, 개인과 공동체, 어디에도 온전히 속하지 않는 경계의 경험을 다뤄요. 공간을 걸어 들어가 경험하는 설치가 중심이라 언어 없이도 충분히 와닿고요. 국제적으로 활동하는 한국 작가의 대규모 회고전이라 이 구성은 서울에서만 볼 수 있어요. 다만 8월 27일 개막이라, 가을 일정이라야 만날 수 있어요.

익숙한 것을 낯선 시선으로 — 하루키전

흰 바탕에 파란 점묘로 그린 고래와 그 위에 앉은 고양이, 전시명이 함께 들어간 공식 키비주얼입니다.
하루키를 말할 때 우리가 하고 싶은 이야기·플랫폼엘 (PLATFORM-L)

무라카미 하루키를 한국이 풀어낸 전시예요. 와세다대 국제문학관과 협력해 작가가 기증한 도서·LP를 국내에서 처음 공개하고, 오랜 협업자 안자이 미즈마루의 원화 약 200점, 그리고 하루키의 세계를 다시 읽은 한국 작가 5인의 신작이 더해져요. 일본 독자에게는 익숙한 작가를 한국의 시선으로 다시 만나는 자리라 더 특별하고, 책·음악·이미지가 중심이라 더 친숙하게 읽혀요. 강남 논현동, 8월 2일까지. 성인 2만원이고, 회기가 길어 현장에서도 표를 살 수 있어요.

가기 전에

다섯 중 셋(반가사유상·김홍도·유영국)은 무료에 예약이 필요 없어 그냥 가면 돼요. 하루키전은 회기가 길어 현장 발권이 가능하고, 서도호는 8월 27일 개막이니 가을 일정이라면 챙겨 보세요. 회화·설치·유물 모두 시각이 중심이라 언어 부담은 적지만, 왜 이 작품이 중요한지는 배경을 알면 한층 깊어져요. 개관 시간·휴관일은 미술관마다 다르니 가기 전에 확인하면 좋아요.

이번 글에서 다룬 작품·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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