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립노모어〉는 왜 대사가 없을까
관객이 직접 걸어 다니며 보는 맥베스
말 대신 몸으로 옮긴 맥베스
〈슬립노모어〉는 영국 극단 펀치드렁크가 2003년 런던에서 처음 선보인 이머시브 공연입니다. 셰익스피어의 〈맥베스〉를 1930년대 느와르 세계로 옮겨 왔고, 야망과 살인, 광기로 이어지는 이야기를 대사 없이 춤과 몸짓, 그리고 공간으로만 전합니다. 알프레드 히치콕의 영화가 참고점이 됐어요. 제목은 맥베스가 왕을 죽인 뒤 듣는 환청, "잠들지 마라(Sleep no more)"라는 대사에서 왔습니다. 런던 이후 보스턴과 뉴욕, 상하이에서 오래 공연했고, 서울은 그다음 도시입니다.
옛 대한극장이 호텔이 되기까지
무대는 '매키탄 호텔'이라는 가상의 호텔입니다. 1958년 문을 연 충무로의 대한극장이 이 공연만을 위해 일곱 개 층, 수십 개의 방으로 다시 지어졌어요. 세트는 리비 본과 비어트리스 민스가 맡았는데, 극장 시절의 흔적을 지우지 않고 남긴 자리도 있습니다. 1층 맨덜리 바는 객석이 기울어져 있던 극장의 경사를 그대로 살린 공간이에요. 스물세 명의 배우가 열여덟 갈래의 이야기를 같은 시간에 각각 진행하기 때문에, 방문을 열 때마다 다른 장면이 펼쳐집니다. 공간 자체가 볼거리라 방과 서랍, 편지를 들여다보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갑니다.
처음 간다면 알아 둘 것
티켓 등급이 입장 순번을 정합니다. Guest는 먼저 들어가는 순번일수록 가격이 높고, 체크인 시간에 따라 입장 시각이 달라집니다. 입장할 때 흰 마스크를 받고, 공연 내내 쓰고 다닙니다. 정해진 자리가 없어 관객은 각자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며, 마음에 드는 배우를 따라가도 되고 아무도 없는 방에 남아도 됩니다. 그래서 동행이 있어도 대개 중간에 흩어지고, 같은 회차를 본 사람끼리도 본 것이 다릅니다. 관람은 두세 시간 정도 이어지고 계단을 오르내리는 구간이 있어 편한 신발이 좋습니다. 소지품은 들고 들어갈 수 없어 입장 전에 맡기고, 나온 뒤에는 다시 들어갈 수 없습니다. 만 19세 이상만 볼 수 있어 신분증이 필요하고, 배우와는 거리를 두는 것이 규칙이에요. 예매처 안내에는 작품 전개상 자극적인 장면과 특수효과가 포함된다고 적혀 있습니다. 관람에 도움이 필요하면 예매처 고객센터로 미리 문의할 수 있습니다. 호텔 안 맨덜리 바에서는 공연과 별개로 재즈 라운지 프로그램이 운영되는데, 예매 경로가 공연 티켓과 달라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 ★official·Punchdrunk — Sleep No More Seoul(en)
- ★official·NOL 티켓 — 〈슬립노모어 서울〉 예매·관람 안내(ko)
- ■press·The Korea Herald — 'Sleep No More' brings immersive 'Macbeth'-inspired noir to Seoul(en)
- ■press·The Korea Times — Inside 'Sleep No More' Seoul: How Livi Vaughan turned former cinema into immersive theater(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