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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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벳〉은 왜 일본에서 그토록 사랑받나

황후와 '죽음', 그리고 다카라즈카

황후를 따라다니는 '죽음'

〈엘리자벳〉은 합스부르크 황후 엘리자베트(시시)의 생애를, 의인화된 '죽음(토드)'과의 평생에 걸친 관계로 그리는 뮤지컬입니다. 죽음은 매혹적인 모습으로 시시를 평생 따라다니며 유혹하고, 그를 암살한 루케니가 재판을 받으며 그녀의 삶을 증언하는 형식으로 극이 진행됩니다. 실존 인물 시시는 열여섯에 오스트리아 황제와 결혼했지만 엄격한 궁정 생활에 답답해했고, 1898년 제네바에서 무정부주의자에게 목숨을 잃었습니다. 작품은 이 비극을 환상적인 무대로 풀어냅니다.

다카라즈카에서 시작된 일본의 사랑

일본에서 〈엘리자벳〉은 특별한 위치를 차지합니다. 1996년 전원 여성으로 이뤄진 다카라즈카 가극단이 처음 무대에 올린 뒤 여러 조에서 거듭 상연됐고, 여성 배우가 '죽음(토드)'을 연기하는 점이 큰 매력으로 꼽혔습니다. 2000년부터는 토호가 남녀 혼성으로 올려, 두 갈래로 오래 사랑받아 왔습니다. 합스부르크 역사가 낯선 일본에서 오히려 큰 인기를 끌며, 빈 뮤지컬 가운데 일본 관객에게 가장 친숙한 작품이 됐습니다.

빈에서 한국으로

이 작품은 〈모차르트!〉·〈베토벤〉을 만든 미하엘 쿤체와 실베스터 르베이 콤비가 1992년 빈에서 초연한 대표작으로, '빈 뮤지컬'의 대명사로 꼽힙니다. 한국에서는 EMK가 2012년 처음 소개한 뒤 여러 차례 다시 무대에 오른 간판작이며, 2026년에도 블루스퀘어에서 새 프로덕션으로 막을 올립니다. 시시의 솔로 '나는 나만의 것'은 자기 삶을 스스로 지키려는 의지를 담은 대표 넘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