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일드혼의 〈드라큘라〉는 왜 한국에서 다시 태어났나
브로드웨이에서 단명한 뮤지컬의 두 번째 삶
브로드웨이에서 짧게 끝난 초연
〈드라큘라〉는 2001년 미국 라호이아에서 초연한 뒤 2004년 브로드웨이 무대에 올랐지만, 약 넉 달 만에 막을 내렸습니다. 평은 박했습니다. 그런데 제작진이 작품을 크게 손본 뒤 스위스·오스트리아 등 유럽과 아시아에서 오히려 사랑받기 시작했고, 일본(2011)과 한국(2014)을 거치며 초연 때와는 다른 삶을 살게 됐습니다.
한국이 특히 사랑하는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
이 작품의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은 한국에서 특히 사랑받는 뮤지컬 작곡가입니다. 그의 〈지킬 앤 하이드〉가 2004년 한국에 소개된 뒤 오랫동안 반복 상연됐고, 〈몬테크리스토〉·〈데스노트〉 등 여러 작품이 꾸준히 무대에 올랐습니다. 한국 관객을 위해 새 작품을 직접 만들기도 했습니다. 휘몰아치는 발라드가 중심인 그의 음악이 한국 관객의 정서와 잘 맞는다는 평이 많습니다. 〈드라큘라〉 한국 프로덕션도 2014년 〈지킬 앤 하이드〉를 만든 팀과 함께 오디컴퍼니가 올린 뒤, 여러 차례 다시 무대에 오르는 흥행작이 됐습니다.
원정 관람을 부르는 무대
한국판은 인물을 젊게 그리고 무대를 화려하게 꾸민 오디컴퍼니 고유의 버전입니다. 특히 김준수가 'Fresh Blood' 장면에서 피를 흡수해 회춘하며 드러내는 붉은 머리 모습은 이 프로덕션의 상징처럼 자리잡았습니다. 와일드혼 본인도 내한해 한국판을 호평했고, 좋아하는 배우의 무대를 보러 일본과 중화권 팬이 한국까지 찾아오는 대표작이기도 합니다. 브램 스토커의 소설이 원작이라 줄거리가 이미 친숙하고, 음악 비중이 커 한국어 상연이어도 따라가기 어렵지 않습니다.